바이오에탄올 에너지

사탕수수·밀·옥수수·감자·보리 등 주로 녹말 작물을 발효시켜 차량 등의 연료 첨가제로 사용하는 바이오연료로서 바이오디젤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녹말(전분) 작물에서 포도당을 얻은 뒤 이를 발효시켜 만든다. 화석연료와 달리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없고, 식물로부터 연료를 얻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생이 가능하다. 유해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일찍부터 차량용 대체에너지로 주목을 받았다.


바이오디젤
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이오연료(bio-fuel)이다. 바이오디젤이 유지() 작물에서 식물성 기름을 추출해 만드는 데 반해, 바이오에탄올은 녹말(전분) 작물에서 포도당을 얻은 뒤 이를 발효시켜 만든다는 점에서 바이오디젤과 다르다.

대표적인 원료는 사탕수수·밀·옥수수·감자·보리·고구마 따위의 녹말 작물이다. 그밖에 카사바·볏짚 등 다양한 식물에서도 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 안에 있는 탄수화물을 글루코오스(포도당)로 전환시킨 뒤, 다시 포도주나 양조 맥주를 발효시키는 것과 비슷한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다.

화석연료와 달리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없고, 식물로부터 연료를 얻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생이 가능하다. 특히, 일산화탄소와 같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가솔린과 달리, 유해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일찍부터 차량용 대체에너지로 주목을 받았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이오에탄올의 원료는 사탕수수이다. 사탕수수가 많이 생산되는 브라질에서는 차량의 70% 정도가 바이오에탄올을 연료 첨가제로 사용할 만큼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사탕수수의 생산 원가가 비싸, 섬유소가 풍부한 각종 바이오매스에서 대량으로 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을 차량 연료 첨가제로 사용할 경우, 휘발유만 사용할 때보다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훨씬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유가와 에너지안보, 온실가스 규제강화를 배경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이 전지구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해외에서는 차세대 연료로서 바이오에탄올(Bioethanol) 보급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2017년까지 석유소비를 20% 줄이는 대신 바이오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이용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일본·중국·아세안 국가도 바이오에탄올 생산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다. 본고에서는 이 같은 바이오연료 확산 트렌드를 에탄올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러한 트렌드가 자동차산업, 농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짚어보기로 한다. <신한FSB리뷰 2007년 2월호에 기고>

고유가로 주목받는 바이오에탄올
고유가와 지구온난화의 공포 속에서 세계 주요국들은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에너지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특히 휘발유의 대체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의 보급이 급진전되는 추세다. 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연료로, 휘발유와 혼합하거나 단독으로 자동차연료로 투입될 수 있어 바이오디젤과 더불어 대표적인 재생자원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농업폐기물이나 폐목재 등 비(非)식용 식물원료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셀룰로오스 에탄올’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에탄올의 투자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바이오에탄올은 수입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주는 것은 물론, 에탄올 연소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한 온실가스 계산에서 예외 적용을 받아 온실가스 감축효과도 올릴 수 있다. 또한 보급에 별도의 인프라(충전소 등) 구축이 필요한 다른 청정연료와는 달리 기존 인프라(주유소)에서 보급이 가능해 조기 상용화가 용이하다. 더욱이 바이오에탄올 생산은 농·임산물 및 그 부산물을 주된 원료로 하고 휘발유에 비해 고용창출효과가 최대 100배에 달하므로 바이오연료의 이용확대는 한미FTA, 농산물시장 개방확대로 위기에 처한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많은 장점 때문에 미국, 브라질,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국가적인 에너지전략과 연계해 에탄올 이용확대를 추진 중이다. 월가 투자은행들도 관련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지난해 초 에탄올 생산업체인 퍼시픽에탄올에 8,400만 달러를 개인적으로 투자했고 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도 에탄올 투자대열에 합류했다.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옥수수 에탄올 생산·판매사업에 4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확대로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관련상품의 가격도 치솟고 있다(<그림 1> 참고).

이러한 추세에 기민하게 발맞춰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은 에탄올을 연료로 하는 플렉스차(flex-fuel vehicle) 개발 및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70년대부터 에탄올 투자를 시작했던 카길이 최근 생산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고, ADM은 석유회사 쉐브론에서 CEO(패트리샤 월츠)를 스카우트해오는 등 세계 곡물시장을 장악한 농산물 메이저들이 에너지회사로의 입지를 굳히려는 야심을 굳이 감추지 않는 것도 주목되는 움직임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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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에탄올 관련상품의 가격 추이 / 자료: Bloomberg


주요국의 바이오에탄올 도입현황
석유소비량의 50%를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의 경우 에너지안보를 위해 2005년 에너지법을 개정해 세제면에서의 우대조치 등 에탄올의 이용 및 생산을 촉진하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E85(바이오에탄올 85%+휘발유 15%) 등 대체연료 보급시설의 건설비 및 E85 판매업체에 대한 세금감면, 휘발유와 에탄올을 혼합 사용하는 플렉스차 구입자에 대한 세금감면, 소규모 생산업체 및 지방정부에 대한 보조금지원 등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도 지난 1월 23일 신년연설에서 “미국은 해외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사용확대와 에너지절감을 통해 2017년까지 석유소비량을 20% 감축할 것이란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Big 3 자동차 메이커들은 2012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플렉스차로 생산하기로 했고(2006년 11월 공동발표), 금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GM의 ‘시보레 볼트’, 포드의 ‘인터셉터’ 등 에탄올 하이브리드카가 출품되어 관심을 모았다.

바이오에탄올의 주요 원료인 사탕수수의 집산지 브라질에서는 연간 약 3.8억 톤의 사탕수수 생산량 중 절반이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충당되고 있다. 1975년부터 국책사업으로 바이오에탄올을 집중 육성해온 브라질은 이미 2004년 전체 차량연료 소비량의 30%를 자국산 바이오에탄올로 대체했다. 정부의 E85연료 사용확대 정책에 힘입어 브라질에서는 지난해부터 플렉스차 판매비율이 순수 휘발유 차량을 추월한 상황이다(<그림 2> 참고). 브라질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폴크스바겐은 2006년부터 브라질 국내 생산분은 100% 플렉스차로 전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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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브라질의 플렉스차 판매대수 및 판매비율 추이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억 2,000만 톤 줄여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감축 목표량(1990년 대비 평균 5.2%)의 95%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03년 EU는 2010년까지 수송연료의 5.75%를 바이오연료로 대체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전체 수송연료의 25%를 바이오연료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이미 새로 판매되는 자동차의 25%가 휘발유 대신 E85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독일은 금년까지 기존의 자동차연료에 바이오에탄올 2%와 바이오디젤 5%를 의무적으로 혼합하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취임 직후 연설에서 바이오에탄올 촉진을 주요 정책의제의 하나로 강조한 바 있는 일본의 경우, 이미 2003년부터 휘발유에 에탄올을 3%까지 섞어 팔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 혼합연료 공급시설 미비 등으로 이용확대에 난항을 겪어 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은 2008년까지 ‘신연료이용확대기반법’을 제정, 주유소에서도 바이오연료를 혼합할 수 있게 하고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연료 혼합 휘발유에 대한 세금감면 조치를 도입해 부진한 바이오에탄올 사용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일본은 교토의정서 협정 이행기간(2008~2012년) 동안 모든 휘발유 사용 신차에 E10(바이오에탄올 10%+휘발유 90%)을 쓸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정비 중이며, 2030년까지 국내 자동차용 휘발유 전량을 E10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자동차 메이커들도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하는 차량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다가 지난해부터 E85연료를 사용하는 플렉스차 ‘피트’의 양산에 들어갔으며, 미쓰비시자동차도 금년 중 브라질시장에 플렉스차를 도입하고 2009년부터는 북미시장에도 투입할 방침이다. 도요타·닛산 등도 곧 플렉스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에탄올 수요확대가 곡물값 상승을 불러
바이오에탄올이 대체에너지로 부상하면서 원료가 되는 옥수수, 사탕수수, 밀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곡물가격 급등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브라질, 미국, 캐나다의 에탄올 생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동중인 에탄올시설은 2006년 11월 현재 3개국 합계 448개이며, 생산량은 100억 3,450만 갤런이다. 이 중 브라질에는 전체 생산량의 39.4%에 해당하는 에탄올시설이 있으며 원료는 전량 사탕수수이다. 한편 동 58.8%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원료의 99.7%가 옥수수다. 캐나다도 생산량 점유율은 1.7%로 낮지만 원료는 모두 옥수수를 사용한다.
미국의 에탄올업계 단체인 재생가능연료협회(RF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현재 48개 에탄올시설이 건설 중이고 7개 시설은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에는 미국 내 에탄올 생산능력이 약 69억 갤런으로 늘어날 전망인데, 이를 옥수수로 환산하면 약 24억 8,000만 부셀(1부셀은 25.4kg)로 미국 전체 2006/07년도 예상 생산량의 약 23%에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향후에도 에탄올 제조의 원료로서 경쟁력이 있는 농산물인 옥수수의 이용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바이오연료의 생산확대는 옥수수 수요의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달리면서 1월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가격(3월 인도분)은 10년래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 농무부가 올해 옥수수 공급이 1978년 이래 가장 적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데다, 기후조건 악화로 미국·중국·호주 등 주요 수출국의 작황이 좋지 않아 곡물 재고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옥수수값 강세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현상으로 가뭄, 홍수, 한파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어 수급불안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들이 곡물시장에 유입될 경우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상품시장의 투자매력이 커진 곡물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상황이고 브릭스 인구대국들의 경제발전에 따른 육류소비 확대로 옥수수 등 사료작물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가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근래 들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 펀드들까지도 곡물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곡물 등 상품시장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곡물시장은 아무리 비싸도 구매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비탄력적인 특성상 투기자본에 있어 절호의 사냥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기후요인에다 식량수요, 에너지수요,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옥수수 등 곡물가격 상승이 추세화될 경우 쌀을 제외한 대부분 곡물의 자급률이 10% 미만인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원화강세로 원가부담 요인이 일부 상쇄되고 있지만 지속적인 곡물가격 상승은 축산·양계 농가 및 곡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음·식료품업체 등의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식품, 축산품 전반의 소비자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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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바이오에탄올 수요증대 등 최근 곡물가격 상승의 원인과 파급효과

시사점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이제 에너지와 곡물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식량·에너지를 통합한 바이오기술 전략, 에너지안보 전략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연료 도입시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는 정유업계의 반발, 유류관련 세수감소를 우려하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 등으로 판로가 막혀 있어 현재 단 한 방울의 바이오에탄올도 자동차 연료용으로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며, 바이오에탄올 등 대체에너지산업이 코스닥업체들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 정부와 대기업들의 민관연계를 바탕으로 활발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미국, 일본 등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유가하락으로 바이오에탄올 붐이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고유가 대응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에너지안보, 온실가스 규제강화에 대한 대비차원에서도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이용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에너지 수입액이 전체 수입의 약 25%에 달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더욱더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아직은 교토의정서 적용 대상국이 아니지만, 미국·EU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 규제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관련업계도 기술개발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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